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월 20일에 강원 춘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도 장애인복지대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서 이렇게 말했단다.

“장애인도 사람 대접받는 나라, 장애인도 일터와 가정이 있는 나라, 장애인도 건강하게 문화를 누리는 나라를 만들겠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쉬운 부분이 꽤 보이지만, 일단 장애인 등급제 폐지하고 권리보장법 제정하겠다니 좋은 일이다. 응원하고 지지한다.

그런데 같은 날에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는 보수 개신교인인 김진표 의원을 ‘대표’로 보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사회적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나가되 동성애 동성혼의 법제화에 반대하는 기독교계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 우리 민법상 동성혼은 허용되어 있지 않으며 동성애 동성혼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고 출산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동성애 동성혼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률 조례 규칙이 제정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으려는 사회는 비장애인이 당하는 차별에 민감하다.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으려는 사회는 이성애자가 당하는 차별에도 민감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아야 하는 사회에서 성소수자는 차별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를 기독교계, 그러니깐 보수 개신교회의 주장 때문이라고 한다. 국민정서, 출산율 어쩌고저쩌고하는 것까지 그대로 베꼈다. 이것 참.. 비겁한 건 둘째치고, 너무 식상하다.

제발 쫌 하나만 하자. 차별과 혐오에 앞장서는 이들과 함께하는 미련한 짓 빼고 ㅡ.,ㅡ^

* 덧. 이런 정치적 선택과 수사는, 차별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고통을 비교하여 줄세우는 듯한 가장 못되고 나쁜 정치적 선택이자 정치적 수사죠.. 다른 층위의 차별과 고통의 문제를 등치하여 비교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나쁜 예고요. ‘복합 차별’(Multiple Discrimination)의 문제는 생각조차 못하는 주장이죠.. ㅡ.,ㅡ^


[연합뉴스] 文 “장애인 등급제 폐지·권리보장법 제정”…장애인정책 발표
송고시간: 2017-04-20 11:18

[국민일보] 문재인 후보측 “교과서에 동성애 동성혼 금지 서술”…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
입력: 2017-04-20 12:18 | 수정: 2017-04-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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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03:32 2017/04/2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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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죽음, 그 앞에서.

동기.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동기의 죽음.

그녀의 인터뷰에도 언급되지만, 그녀와 나는 ‘전교조 합법화 투쟁 마지막 세대’라는 공통점과 함께 ‘흥사단 고등학생 아카데미 28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 동기의 부고를 ‘흥.고.아’ 선배의 메시지를 통해 전해 들었다.

우리가 활동하던 시기 전후 흥사단의 모습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우리가 고등학생 시절에 활동하던 ‘흥사단 고등학생 아카데미’(흥.고.아)는 전교조와 관련된 학생이나 청소년들, 또는 소위 ‘고.운’이라 불리던 고등학생 당사자 운동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사십 대 중반 초입. 지난 며칠은 내게 소위 ‘멘붕 시기’였다.

함께 꿈꾸며 일하고 있었거나,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던 또래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전해 들었다. 어떻게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들으며 ‘지금 이 상태라면.. 언젠가 내 차례도 오겠지..’ 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어떤 ‘살 길’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더 나빠지지 않게 ‘버티고 있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버티고 있는 조건에서 하나 둘만 더 나빠진다면, 나 또한 어떤 결정을 해야할 지 ‘감히’ 장담할 수가 없다.

정말 오랜만에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큰 폐를 끼쳤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몸살이 심해 하루 일정을 취소하고 캄캄한 방에서 쉬었다.

겨우 몸을 추스리고 쌓인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선배가 남긴 메시지 앞에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암 투병 중에 먼저 하늘로 돌아간 친구.

짧은 1-2년의 활동을 함께한 사이에, 그녀의 삶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다. 그저 그 시기에 ‘따로 또 같이’ 꿈꿨던 세상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현장’에서 버티며 일했던 한 사람의 삶이 너무 깊은 무게로 다가온다는 생각 뿐이다.

여러 길벗들과 함께, 나도 함께 ‘꿈꿨던 세상’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산다는 것.

아주 잠깐이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란 생각이 스쳤다.

산다는 것 자체가 깊은 기도이지만, 오늘은 꼭 형식을 갖춰 기도를 해야겠다.

꿈꿨던 세상을 배반하지 않고자 자신의 방식으로 살았던 그녀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 살고 있는 수많은 길벗들을 위해.


——————

* 아래는 흥.고.아 선배인 병천 형이 보내준 동기의 부고 소식..

[부고, 訃告] 김선민 (영화감독) 영화 감독 혹은 다큐멘타리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김선민 감독이 4월 18일 밤 10시 10분경에 암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흥사단 고등학생 아카데미 후배로, 구로지역에서 함께 활동했던, 아끼는 후배이기도 했습니다. 가리봉 (여성)노동자들의 일상을 다룬 영화 ‘가리베가스’ 등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 장례식장 :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11호 - 4월 19일 오후 1시부터 조문이 가능합니다. ◾ 영결식 : 4월 20일(목)8시 ◾ 발인 : 4월 21일(금) 시간과 장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 수상 2005년 제4회 MBC 대한민국영화대상 단편영화상 2005년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부문 최우수 작품상 2005년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우수상 2005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후지필름상 ◾ 작품 1) 감독, 연출 등 가리베가스(각본, 연출, 편집)2005년 나선형(프로듀서)2004년 후애(감독)2004년 반세기를 넘어(감독)2001년 돌아보면(각본, 감독)2001년 이름없는 들풀(감독)1999년 그리운 이름 하나(감독)1999년 2) 편집 등 해빙 (편집) 2017년 머니백(편집) 2016년 널 기다리며(편집)2016년 마피아 게임(편집) 2013년 유구무언(편집)2008년 귀로(편집) 2008년 밀양(연출부)2007년 어느 늦은 밤(편집) 2005년 (*아래는 김선민 감독에 대한, 2006년 씨네21 인터뷰 기사입니다.) [씨네21] 발견! 여성감독 기대주들 [1] - 김선민 감독 (2006년 1월)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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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0 01:28 2017/04/2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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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인간의 노래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하루는 자정이 다 되어 마무리되었다.

그 가운데 온종일 다시 부르며 마음으로 울먹거린 노래가 있다.
“살아서 살아서 끝내 살아서 살아서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어
나는 부르리 자유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인간의 마음을 품고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끝끝내 살아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들리는 소식은 성소수자 직업 군인의 불합리하고 억울한 구속 소식.

며칠 전에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수사 소식을 전해 듣고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뭐라 해야 하나..’ 하며, 구속영장기각 청원 서명 남기고 주변 사람들에게 서명 부탁하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세월호 3주기,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면서도 ‘이 슬픈 부활절을 뭐라 해야 하나..’ 란 생각에 복잡한 마음을 추스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연이어 들리는 황망한 소식은 ‘너희가 마주할 부활절은 너희 기대와는 전혀 달라!’ 라는 누군가의 비웃음 같다.

더군다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얽혀 있는 수많은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 이번에도 여지 없이 사건의 중심에 교회 장로라는 사람이 언급되고 있다.

증오와 혐오, 차별과 배제를 확산시키고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는 일에 앞장서는, 자칭 그리스도교 교회와 신자들.

다시 한 번 4.16 합창단 분들이 부른 그 노래를 듣는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자신들이 가진 힘에 잠식당한 저들처럼 괴물의 마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다독이는 듯한 노래. 우리는 끝끝내 인간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간절한 외침.

다시 한 번 따라 부른다.

“살아서 살아서 끝내 살아서 살아서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어
나는 부르리 자유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는 모두 가족의 품으로. 참사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끝까지.

정체성 하나만으로 명예와 일상을 빼앗기고, 억울함도 호소하지 못한 채 격리된 차가운 곳에 갇혀야 하는 성소수자 군인. 그의 명예와 일상이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또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 이 노래를 부르며, 괴물이 되어버린 이 구조와 그 속에 갇힌 수많은 괴물의 마음들을 넘어 서리라.

——————

“인간의 노래”

깊은 상처 안고 사는 지친 어깨에 작은 눈길 건네는 친구는 있는가

고통 속에 누워 서러웁게 식어가는 차가운 손 잡아줄 동지는 있는가

희망의 날개 아래 어둔 슬픔 가두고 잊혀진 우리들의 기쁨을 노래하리

나는 부르리, 희망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고단한 삶의 아픔 미소 뒤에 감추며 함께하는 동지들을 믿고 있는가

앞서 스러져간 소중한 벗들을 가슴 뜨겁게 기억하며 싸우고 있는가

모두가 미소짓고 노래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을 이 땅에서 이루자

아픔을 함께하고 기쁨을 나누며 한 걸음씩 나아가자 인간의 길로

삶의 괴로움을 날개로 바꾸어 생명의 숭고함을 노래에 가득 실어

나는 부르리 평화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살아서 살아서 끝내 살아서 살아서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어

나는 부르리 자유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살아서 살아서 끝내 살아서 살아서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어

나는 부르리 인생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인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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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7/04/18 04:25 2017/04/1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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