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그 하느님은 어디에 계신가? 사람들 가운데 계신다.

그렇다면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교회의 전통은 어떻게 확인되는가?

하느님과 동행해 온 어제와 오늘의 사람들을 통해 확인된다.

그 전통은 어떻게 계속되는가?

하느님과 동행하는 오늘과 내일의 사람들을 통해 계속된다.

교회의 전통은 어떻게 확인되는가?

어제와 오늘의 사람들, 오늘과 내일의 사람들을 통해서만 확인되고 계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전통은 그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설명되고 부대끼며 전해지고 재구성되며 계속된다.

교회에는 권위와 전통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여러 텍스트, 하느님과 사람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가리키고 설명하는 성서와 또 하나의 해설인 신학이란 ‘텍스트’가 있다.

이런 텍스트는 결국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읽혀지고 해석되어야 한다. 그들이 읽고 해석하며 갈등하는 가운데 다시 전해지고 재구성되어 내일로 이어져 간다.

신학자와 사목자들은 ‘하느님과 동행하는 교회의 사람들’을 이 과정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때 그 역할을 감당한다는 건, 내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수행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권위와 전통은 누가 누구에게 베풀어주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그 권위와 전통은 그 공동체 안팎에 있는 ‘작은 이들’ 앞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작은 이들이 그 권위와 전통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고, 그 권위와 전통을 강조하고 드러내는 이들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게 그 권위와 전통이 이 땅에 자리 잡은 ‘진짜 얼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2박 3일 간 진행된 대한성공회 전국 성직자 신학연수를 마친 후, 성공회라는 기둥에서 자라난 한 갈래인 ‘기독교 사회주의 전통’이 이 땅에 또 다른 방식으로 꽃 피우길 꿈꾸는 이의 첫 번째 잡감 나눔.

** 이를 위해 성공회의 본류와 기독교 사회주의 전통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다져본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8/08/30 12:42 2018/08/30 12:42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zacchaeus.kr/rss/response/1108

[메모] 어느새.

어느새 내가 바라보는 어딘가를 함께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단 걸 깨닫는다.

얼마 전까지 ‘답이 없는 현실’에 강하게 분노하고 이 따위 현실을 만들고 있는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스스로 위안하는 걸로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새 내가 이런 현실에 대한 답을 논해야 하고,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자리에 서 있을 때가 많아졌다. 소위 ‘선배’라고 불리는 자리.

당신과 내가 하나의 공동체에 속한 ‘우리’라고 불리는 한, 어느새 내가 ‘선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나는 달라’ 라는 명쾌하고 그럴듯한 표현이나 활동만 가지고는 변하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

그때마다 사람들은 내게 가벼운 미소와 차가운 마음으로 질문할 거다. “그때 선배는 어디서 무얼 하셨나요?”

내가 누군가에게 ‘선배’라고 불리는 순간, 정말 내가 속한 공동체나 조직이 변해야 한다면, 그 안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지향이나 주장과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부딪혀야 한다.

그리고 내가 힘이 없다거나 사람들이 듣지 않는다는 말은 ‘변명’일 때가 많다는 걸 기억하며 부딪혀야 한다. 할 수 있는 한, 그 사람들과 토론하고 설득하며 변화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왜냐고? 이제 내 뒤와 내 곁에는 나보다 더 ‘힘이 없거나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종종 ‘후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사람들 말이다.

더 이상 누구 탓만 해서는 달라질 게 없는 시간과 자리에 서 있다는 걸 깨닫는다. 어.느.새.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8/08/26 02:18 2018/08/26 02:18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zacchaeus.kr/rss/response/1107

‘KTX 해고 승무원’이란 이름에서 벗어나 이제는 종종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대들.

그러나 그곳에서도 지난 13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며 살아갈’ 그대들.

오늘따라 행사를 마친 후, 대책위 몇몇 분들과 우연히 만나 주고받은 소주 한 잔이 달고도 달게 느껴진 건 그 때문일 겁니다.

이걸로 완전히 끝난 건 아니겠죠.

공기업의 취업사기라는 고통 가운데 꼭 되찾아야 했던 직접고용은 이뤘지만, 아직 ‘승무직 복귀’라는 숙제는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13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쌓인 아픔과 이야기를 풀고 씻어내야 하는 더 큰 숙제도 여전할 겁니다.

그러나 오늘 한 자리에 모인 그대들이 울고 웃는 걸 지켜보는 내내 ‘작은 희망’을 꿈꿔 봤습니다. 그 모든 숙제들도 잘 풀어가리란 ‘큰 믿음’이 생겼습니다.

또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불러 주십시오. 그때마다 그대들과 함께 하시는 '연약하신 하느님’을 만나러 달려 오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숙제들이 있지만, 먼저 일상의 선물을 충분히 누리십시오. 그 가운데 마음과 몸을 잘 돌보십시오.

그렇게 더 당당하게 빛나는 그대들이 되리라 믿습니다 ^^

- 2018년 8월 22일, “KTX해고승무원 직접고용 어울림 한마당”에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성공회 자캐오 드림 ^^

사용자 삽입 이미지
[##_http://zacchaeus.kr/owner/entry/1C%7C1002752090.jpg%7Cwidth=%22450%22%20height=%22317%22%20alt=%22%EC%82%AC%EC%9A%A9%EC%9E%90%20%EC%82%BD%EC%9E%85%20%EC%9D%B4%EB%AF%B8%EC%A7%80%22%7C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8/08/23 05:02 2018/08/23 05:02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zacchaeus.kr/rss/response/1106

« Previous : 1 : 2 : 3 : 4 : 5 : 6 : 7 : 8 : ... 333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329751
Today:
18
Yesterday:
223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